[영화] 미드웨이 : 모두가 주인공... 그래서 주인공은 없다.
- review
- 2020. 1. 28. 16:21
영화 미드웨이는 태평양 전쟁의 판도를 바꾼 미국과 일본의 '미드웨이 해전'을 주제로 하는 영화입니다. 아래의 사진에 보이는 저곳이 1942년 6월 5일 치열한 '미드웨이 해전'이 있었던 미드웨이의 위치입니다.
영화의 시작은 석유의 80% 이상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, 미국이 일본에 행한 '석유 금수 조치'와 그에 대한 일본의 불만과 불만의 표출로 전쟁을 할 수도 있다고 암시하는 짧은 대화로 시작합니다. 그리곤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 전쟁을 개전하는 이야기, 둘리틀 폭격 이야기, 산호해 해전 이야기를 거치며 미드웨이 해전까지 역사적 사실들을 쭉 ~ 훑고 지나가죠.
영화 미드웨이를 보면서 가장 먼저 놀랐던 사실이 저 당시에도 거대한 항공모함들이 있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.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, 비행기들을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엘리베이터 시스템이나 비행기가 착륙할 때 쓰는 와이어들, 이런 것들이 지금의 항공모함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보이더군요. 물론 성능은 많이 다르겠지만요.^^
그에 비해 전투기들은 프로펠러를 달고 있었습니다. 항상 정찰비행을 하며, 일일이 눈으로 적을 찾고, 적을 발견하면 적이 대응 사격하는 포화 속을 뚫고 수직낙하하면서, 접근하여 날리는 미사일 달랑 하나, 근데 그게 또 안 맞네...... 가까스로 추락하지 않고 살아나지만, 꼬리에 적들이 붙고, 꼬리에 붙은 적들을 부사수가 기관포로 공격하는 모습들이 저러다가 자기 꼬리날개 자기가 맞추면 답 없겠다...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장면들이었습니다. 정말 이건 서로 마주 보고 피하기 없이 막 치고받는 것 같은 싸움이었습니다. 정말 저렇게 싸웠겠구나...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들의 용기에 Respect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. 그래서 프로펠러 전투기라고 무시할 수 없더군요.
보통 이런 유의 영화를 만든다면, 애국뽕이 들어가서 절대악과 절대선을 강조할 수 있지만, 영화 미드웨이는 선악을 크게 규정 짖지 않고 담담하게 스토리를 이어 나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. 그리고 일본 사람들도 미국계 일본인들이 아닌 일본인들이 연기해서 자연스러웠네요. 하지만...
영화를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, 보다 보면 이야기가 계속 끊어지고 연결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. 그 이유는 아마도 이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들을 이야기하다 보니, 각 이슈별로 쑥쑥 지나가는 시간을 제가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. 그러니까 어제 미국이 일본에 '진주만 습격'을 당했는데, 오늘 반격으로 미국이 일본에 '둘리틀 폭격'을 하고 내일 '산호해 해전'이 있을 것이며 모래 '미드웨이 해전'이 있을 것이 아니었던 것이죠.
각각의 이야기들에는 적어도 1~2개월의 시공간이 존재하는데, 영화에선 특별히 시간의 스킵을 눈치챌 수 있게 하거나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배우들의 대사도 특별히 없기 때문에 (장소 바뀔 때 자막으로 나오긴 하지만... ) 영화를 보다가 보면 지금 저 사람들이 춤추고 있을 때야? 등의 의문이 들면서 이야기가 뚝뚝 끊어지게 보였던 것이죠. 이야기 연결이 좀 많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.
그래서 이건 개인적인 저의 생각인데... 이런 역사적인 사실은 검색을 조금만 하면 결과는 다 알고 보는 것이니... 이전 사건들부터 나열할 것이 아니라, 좀 더 미드웨이 해전만 집중적으로 연출을 했다면 어땠을까?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. 예컨대 한 주인공의 시선에서 미드웨이 전투 당일 새벽부터 종료되는 날까지의 일을 집중적으로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것이죠... 보통 재미있는 영화는 집중된 주제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잖아요? 이야기가 매끄럽지 못했던 것이 아쉬워서 별생각을 다했네요.^^;;;
그리고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딱히 메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강력한 캐릭터가 없으니, 감정이입할 수 있는 대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. 하지만 재미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. 저는 재미있게 봤으니까요.ㅋㅋ 특히 공중전. 그렇다고 막 미치게 재밌고 이런 건 아니고요... 킬링타임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.
여러분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날 되세요. 그럼 전 이만 다음에 뵙겠습니다.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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